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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1】법인회생-2022. 2. 9. 조사확정재판 이의의 소 항소심 승소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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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2-02-14 10:41 조회3,40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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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회계법인 공인회계사(KICPA) 출신 사법시험 합격(2005년. 사법연수원 37기)서울회생법원 법인파산관재인으로서 기업회생(법정관리), 법인파산신청절차 및 조세소송을 주요 전문분야로 하고 있는 법무법인 여명의 임종엽 도산(회생/파산)조세법 전문변호사입니다.

 

법무법인 여명의 임종엽 변호사가 채무자 회사를 대리하여 회생절차개시신청, 회생절차개시결정, 회생계획인가결정 및 회생절차종결결정을 받았는데, 채무자 회사의 관리인이 부인권을 행사한 후 조사확정재판에 대한 이의의 소에서 승소한 항소심 사례를 소개합니다.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관계

채무자 ㈜A(이하 ‘채무자 회사’라 한다)은 금속제품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철강재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채무자 회사에 대한 주요 공급처이다. 피고 보조참가인 ㈜Z(이하 ‘참가인 Z’이라 한다)은 주택건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채무자 회사의 하수급인이고, 피고 보조참가인 ㈜B(이하 ‘참가인 B’라 한다)는 건축물 및 시설유지관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 아래 다.항에서 보는 것과 같이 채무자 회사의 물품대금채권에 대한 담보 명목으로 참가인 B가 위탁자인 부동산담보신탁계약의 3순위 우선수익자로 원고를 설정해주었다.


나. 채무자 회사의 어음 발행 등

1) 채무자 회사는 원고로부터 물품을 공급받으면서 원고에게, 발행인을 채무자 회사의 자회사였던 ㈜C(이하 ‘C’라 한다)로, 액면금을 물품대금 상당액으로 한 어음을 배서・교부한 다음 만기일까지 물품대금을 지급하고 어음을 반환받는 방식으로 거래해왔다.

2) 채무자 회사는 2017. 6. 22. C를 흡수합병하였는데, 그 이후에도 원고로부터 물품을 공급받으면서 원고에게 C 명의의 어음을 발행・교부하였다. 채무자 회사가 201O. 11.경까지 원고에게 어음금을 지급하지 못한 C 명의의 어음(이하 ‘이 사건 각 어음’이라 한다) 내역은 아래 표안 기재와 같다.


다. 변제기 유예 합의, 거래 방식 변경 합의 등

1) 채무자 회사는 자금사정이 악화되어 이 사건 각 어음의 만기일에 어음금을 변제하기 어려워지자 201O. 10. 내지 11.경 원고와 사이에, 이 사건 각 어음금 채무의 변제기를 유예하고 원고로부터 계속 물품을 공급받되, 어음을 교부하는 방식 대신 채무자 회사의 관계 회사인 참가인 B가 원고에게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기로 하는 내용 등에 관한 협의를 하였다.

2) 위 1)항 협의에 기초하여 채무자 회사, 원고, 참가인 B는 201O. 11. 19. ‘채무자 회사가 201O. 10. 1.부터 2019. 9. 30.까지 원고로부터 3,000,000,000원을 한도로 물품을 공급받고 물품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하기로 하되, B는 원고에게 위 물품대금 채무에 대한 담보를 제공하기로 하는 내용’의 ‘제품공급계약’(이하 ‘이 사건 공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공급계약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아래 표안 기재와 같다.

3) 원고, 참가인 B, Y은행 등은 201O. 11. 21. 참가인 B가 Y은행에 신탁한 서울 서초구 양재동 OO 대 OOO㎡ 및 그 지상 건물에 관하여, 3순위 우선수익자(우선수익금액: 30억 원)를 원고로 하는 부동산담보신탁변경계약을 체결하였다.

4) 위 1)항 협의에 기초하여 채무자 회사와 원고는 201O. 12. 17. ‘이 사건 각 어음금 채무(6,542,855,803원)의 변제기를 유예하되, 원고에게 위 채무에 대한 담보로 채무자 회사의 매출채권을 양도하기로 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서(이하 ‘이 사건 업무협약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이 사건 업무협약서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아래 표안기재와 같다(T는 ㈜T를 의미한다).


라. 채무자 회사의 담보제공

1) 채무자 회사는 이 사건 업무협약서 작성 전・후인 201O. 12. 3., 2019. 1. 9. 및 2019. 2. 11. 원고에게 채무자 회사의 OO자동차, OO산업, OO건설 등 44개 업체에 대한 채무자 회사의 추후 납품 및 공사용역제공 등으로 발생하는 장래 및 현재의 매출채권을 양도하기로 하고, 양수인인 원고에 대하여도 양도통지 권한을 인정하기로 하였다(이하 ‘이 사건 각 채권양도’라 하고, 위 각 채권을 ‘이 사건 각 채권’이라 하며, 양도된 채권의 채무자를 편의상 ‘제3채무자 회사’라 칭한다). 채무자 회사에 대한 회생절차 개시결정일인 2019. 4. 15. 기준 원고에게 담보로 제공된 각 채권의 잔액은 7,427,000,000원 상당이다.

2) 채무자 회사는 원고에게, 채무자 회사 소유인 광주시 퇴촌면 우산리 OO 임야 OO ㎡ 중 1/2 지분에 관하여 2019. 1. 4. 채권최고액 300,000,000원인 근저당권설정등기를, 2019. 2. 12. 채권최고액 600,000,000원인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각 마쳐주었다(이하 위 각 근저당권을 ‘이 사건 각 근저당권’이라 한다).

3) 채무자 회사는 원고에게, 2019. 1. 15. 채무자 회사가 보유한 특허에 관하여 채권액 6,500,000,000원인 질권설정등록을, 2019. 2. 12. 채무자 회사가 보유한 상표권에 관하여 채권액 6,500,000,000원인 질권설정등록을 각 마쳐주었다(이하 위 각 질권을 ‘이 사건 각 질권’이라 한다). 한편, 이 사건 회생절차 진행 중 2019. 6. 14. OO회계법인이 작성한 조사보고서에는 ㈜OO감정평가법인이 2019. 4. 25. 기준으로 이 사건 각 질권의 목적물인 상표권과 특허권에 대하여 각 551,000,000원, 5,115,000,000원의 가치를 가진다고 평가했음이 기재되어 있다.


마. 어음 지급제시, 채권양도 통지 등

1) 원고는 2019. 2. 12. 이 사건 각 어음 중 순번 4번 어음을 지급제시하였고, 위 어음은 예금부족을 이유로 지급거절(부도처리)되었다.

2) 원고는 2019. 2. 13. 채무자 회사를 대리하여 제3채무자 회사들에 ‘채무자 회사가 원고에게 채권을 양도하였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발송하였고, 위 내용증명은 그 무렵 위 회사들에 도달하였다.


바. 채무자 회사에 대한 회생절차 진행 경과 및 조사확정재판

1) 채무자 회사는 2019. O. OO.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하였고, 2019. O. OO. 개시결정이 내려졌다(서울회생법원 2019회합100OOO 사건, 이하 ‘이 사건 회생절차’라 한다).

2) 원고는 이 사건 회생절차에서 양도된 이 사건 각 채권, 이 사건 각 근저당권, 이 사건 각 질권으로 담보되는 ① 201O. 5.부터 2019. 3.까지 공급한 물품대금채권 원 금 7,498,222,441원, 개시전 이자 259,445,197원, 연 6%의 비율로 계산한 개시후 이자, ② 채무자 회사가 주문 후 인수하지 않은 재고물품 보관료채권 원금 28,504,799원, 개시전 이자 257,160원, 연 6%의 비율로 계산한 개시후 이자, ③ 채무자 회사가 물품 주문 후 인수하지 않아 발생한 손해배상채권 922,113,937원을 회생담보권으로 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채무자 회사의 관리인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 한다) 제100조에 의한 부인권 대상이라는 이유로 회생담보권을 부인하고, 물품대금채권 중 50억 원만 회생채권으로 시인하였다.

3) 원고는 서울회생법원 2019회확100OOO 사건으로 위 회생담보권의 존재 확정을 구하는 조사확정재판을 신청하였다. 위 법원은 2019. 9. 6. ‘이 사건 각 채권양도, 이 사건 각 질권 설정, 이 사건 각 근저당권 설정(이하 통틀어 표기할 때는 ‘이 사건 담보제공‘이라 하고, 그 담보를 통틀어 ’이 사건 담보‘라 한다)은 채무자회생법 제100조 제1항 제1호, 제3호에 따라 부인되었음’을 전제로, 원고의 채무자 회사에 대한 회생담보권은 존재하지 아니하고 회생채권은 1,765,241,205원임을 확정하는 결정을 하였다(이하‘이 사건 조사확정재판’이라 한다).

4) 한편, 이 사건 회생절차에서 2020. 2. 4. 채무자 회사를 분할하여 A자산관리를 신설하고 이 사건 소송 등과 관련한 자산, 부채 및 계약 일체 등을 A자산관리에 이전하며, A자산관리는 이 사건 소송 결과에 따른 권리·의무 등을 분할존속회사인 채무자 회사에 이전하거나 양 회사가 다시 합병하기로 하는 내용의 회생계획 변경결정이 내려졌다. 그에 따라 2020. 2. 24. A자산관리가 설립되었고, A자산관리의 관리인인 피고가 이 사건 소송을 수계하였고, 2020. 4. 3. 이 사건 회생절차는 종결되었다.


사. 관련 소송 등

1) 원고는 2020. 1. 15. 채무자 회사의 모회사인 ㈜T, 채무자 회사를 상대로 이 사건 업무협약에 의해 T가 보유한 채무자 회사 발행 보통주식 1,249,009주에 관하여 질권설정계약이 체결되었으므로 그 질권 실행에 따라 위 주식에 대한 명의개서절차를 요구하며 주주권 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현재 계속 중이다(울산지방법원 2020가합OOOO 사건, 이하 ’관련 소송‘이라 한다).

2) 참가인 B는 2021. 8. 17. 원고와 사이에, 채무자 회사가 시인한 원고의 회생채권 5,000,000,000원에 대한 일부 대위변제로 2,500,000,000원을 지급하는 대가로 이 사건 공급계약에 근거한 부동산담보신탁변경계약을 해지하기로 합의하였다.

 

2. 피고의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제1심 판결 이유 중 제2항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3. 회생담보권에 관한 판단

가. 쟁점 요약

채무자 회사가 이 사건 담보제공을 한 사실은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채무자회생법 제100조 제1항 제1호(고의부인), 제3호(위기부인)에 따라 이 사건 담보제공을 부인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피고의 부인권 행사가 적법한지에 따라 원고의 회생담보권 존부가 결정된다.


나. 고의부인의 성립 여부

1) 채무자회생법 제100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채무자가 회생채권자 또는 회생담보권자를 해하는 것을 알고 한 행위’에는 총채권자의 공동담보가 되는 회사의 일반재산을 절대적으로 감소시키는 이른바 사해행위뿐만 아니라 특정한 채권자에 대한 변제와 같이 다른 회생채권자들과의 공평에 반하는 이른바 편파행위도 포함된다. 위와 같은 고의부인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주관적 요건으로서 ‘회사가 회생채권자들을 해함을 알 것’을 필요로 하는데, 특히 편파행위의 경우에는 채무자회생법이 정한 부인대상 행위 유형화의 취지를 몰각시키는 것을 방지하고 거래 안전과의 균형을 도모하기 위해 회사회생절차가 개시되는 경우에 적용되는 채권자평등의 원칙을 회피하기 위하여 특정채권자에게 변제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지만, 더 나아가 회생채권자 등에 대한 적극적인 가해의 의사 내지 의욕까지 필요한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6. 6. 15. 선고 2004다46519 판결, 대법원 2016. 1. 14. 선고 2014다1O131 판결 등 참조). 한편, 채무자의 일반재산의 유지·확보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채권자취소권의 경우와 달리, 이른바 편파행위까지 규제 대상으로 하는 채무자회생법의 부인권 제도에 있어서는 반드시 해당 행위 당시 부채의 총액이 자산의 총액을 초과하는 상태에 있어야만 부인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볼 필요가 없다(대법원 2016. 1. 14. 선고 2014다1O131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 담보제공은 특정 채권자인 원고를 유리하게 하여 회생채권자들 사이의 평등을 저해하는 편파행위에 해당하고, 채무자 회사는 이러한 사정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 사건 담보제공은 고의부인의 대상이 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무자 회사의 관리인에 의해 부인되어 그 효력을 상실하였다.

① 2017. 12. 31. 기준 채무자 회사의 자산총액은 약 996억 원, 부채총액은 약 604억 원으로 자산총액이 부채총액을 초과하는 상태였으나, 그 후 채무자 회사는 매출채권 회수가 지연되는 등 사업이 점차 악화되기 시작하였고, 201O. 10.경에는 원고에게 물품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201O년 채무자 회사의 영업손실은 15,297,530,546원, 당기순손실은 20,203,693,021원에 이른다. 한편, 이 사건 회생절차 진행 중 OO회계법인이 작성한 조사보고서에 의하면 2019. 4. 15. 기준 채무자 회사의 자산총액은 약 652억 원, 부채총액은 약 797억 원으로 부채총액이 자산총액을 초과하는 상태였다.

② 채무자 회사는 채무의 변제기 유예를 위하여 특정 채권자인 원고에게만 이 사건 담보제공을 하였고, 최초의 담보제공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회생개시신청을 하였다. 이 사건 업무협약서 내용에 의하면 이 사건 담보제공으로 변제기가 유예된 채무자 회사의 원고에 대한 채무는 약 65억 원인데 비해, 이 사건 각 채권 잔액은 2019. 4. 15.을 기준으로 보아도 약 74억 원에 달하고, 채무자 회사가 담보로 제공한 또 다른 재산인 특허권 및 상표권의 2019. 4. 25. 기준 평가액은 합계 5,666,000,000원(= 5,115,000,000원 + 551,000,000원), 이 사건 각 근저당권 목적 토지의 2019. 4. 25. 기준 가액은 461,100,600원으로, 담보로 제공된 재산의 가치는 원고의 채권액을 훨씬 상회한다.

③ 이 사건 업무협약서에는 채무자 회사로 하여금 회생절차 신청을 하지 않을 것을 의무로 정하고 있고, 이를 위반할 경우에는 채무자 회사의 임원 또는 관련인들이 원고에게 손해배상을 할 것을 정하고 있으며, 2007. 6. 1.부터 2017. 4. 12.까지 채무자 회사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201O. 12.경 업무집행지시자 지위에 있었던 OOO가 자필로 작성한 문서에는 201O. 11. 1. 원고 법인을 방문하여 운영자금의 어려움을 피력하여 일정한 담보를 제공하고 변제기를 유예해줄 것을 요청하였다고 기재되어 있고 이후 이 사건 업무협약 등을 체결하기에 이르렀는데, 다른 채권자들과는 이러한 협의를 한적이 없는 것으로 보아 자금 사정이 객관적으로 좋지 않았던 채무자 회사로서는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담보를 제공하는 것이 다른 채권자들과의 형평을 해하는 것임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인다.

④ 한편, 원고는 이 사건 각 질권의 목적물인 특허권 및 상표권의 장부상 가액이 500만 원에 불과하여 조사보고서에 기재된 평가 가액은 잘못 산정되었을 가능성이 크고, 양도대상이 된 이 사건 각 매출채권액 일부가 허위이거나 그 권면액에 미치지 못하므로, 이 사건 담보제공에 따른 채무자 회사의 사해의사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특허권 및 상표권의 평가액은 ㈜OO감정평가법인 감정에 따른 것으로 그 감정방법 등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는 등 현저한 잘못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고, 이 사건 각 채권 액수와 관련하여 이 사건 각 채권양도 계약이 이루어지던 시점의 권면액과 차이가 발생한 것은 이 사건 업무협약서에서 채권양도통지 및 위 각 채권에 기한 회수절차를 채무자 회사가 변제기일을 경과하거나 기한의 이익을 상실한 경우에 진행하기로 약정하였기 때문이며, 2019. 4. 15. 기준으로 원고에게 담보로 제공된 이 사건 각 채권의 잔액은 7,427,000,000원에 이르렀던 점, 이 사건 각 질권 금액 자체가 6,500,000,000원에 달하여 원고와 채무자 회사가 상표권 및 특허권의 가치를 회계장부상 가액정도로만 인식한 것은 아니라고 보이는 점, 설령 상표권 및 특허권 가치가 ㈜경일감정평가법인의 평가금액에 이르는 것이 아니더라도 채무자의 사해의사는 다른 회생채권자 등에 대한 적극적인 가해의 의사 내지 의욕까지 필요한 것은 아니고, 특정채권자에게만 변제(대법원 2006. 6. 15. 선고 2004다46519 판결 등 참조) 또는 담보를 제공한다는 인식이면 족하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원고의 추가 주장에 관한 판단

1) 담보교체로서 편파행위에 미해당 주장에 관하여

원고는 채무자 회사로부터 이 사건 각 어음의 발행인인 C가 채무자 회사에 흡수합병되었음을 모르고 이를 담보로 제공받고 물품을 공급하였는데, 이후 합병사실을 알게 되고 이 사건 각 어음이 허무인 명의로 발행되어 효력이 없는 것을 깨닫고 신규 담보인 이 사건 담보를 제공받기로 하였다. 이러한 이 사건 담보 제공 경위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담보제공으로 인하여 다른 채권자들과의 공평성을 해쳤다거나 채무자 회사의 책임재산이 감소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담보제공이 채무자 회생법 제100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하는 “회생채권자를 해하는 행위”로 인정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채무자 회사는 2017. 6. 22. C를 흡수합병한 이후 발행인을 C로 한 이 사건 각 어음을 발행하였으므로, 이 사건 각 어음의 실질적인 발행인은 채무자 회사이고, 이미 권리능력이 소멸한 C가 실질적인 발행인이라고 볼 수 없다. 채무자 회사가 이 사건 각 어음을 발행한 이상 이를 채무자 회사의 책임재산이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채무자 회사가 이 사건 각 어음을 반환받는다고 하더라도 원고에게 이 사건 담보를 제공함에 의하여 다른 채권자들과의 관계에서 채무자 회사의 책임재산은 객관적으로 감소하였다고 보아야 하고, 이는 다른 채권자들과의 공평을 해하는 편파행위로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그리고 원고는 채무자 회사로부터 제공받은 담보 중 일부를 반환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이 사건 각 어음 중 4번 어음을 지급제시하였는데, 이는 이 사건 각 어음과 이 사건 담보를 교체하였다는 원고 주장에 부합하지 않는 행위이다).

한편, 원고는 채무자 회사가 C의 흡수합병을 알리지 않고 고의적으로 허무인 명의의 이 사건 각 어음을 발행하여 기존담보로 제공한 것이라는 사정을 고려할 때 이 사건 담보제공을 사해행위 또는 편파행위로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원고가 위 흡수합병사실에 대해 몰랐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설령 이를 인지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원고와 채무자 회사 사이에 별개의 법률관계로 취급하여야 할 문제이며, C가 흡수합병 전의 자산 상태나 자력 여부를 알 수 없어 C가 발행인이 된 어음의 담보가치를 객관적으로 산정할 수가 없는 상황에서 이 사건 담보의 재산 가치가 원고의 채권액보다 훨씬 컸다는 점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담보제공 행위가 편파행위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뒤집기에는 부족하다.

2) 행위의 부당성 결여 주장에 관하여

원고는 채무자 회사가 원고로부터 채무자 회사의 영업에 필수적인 물품을 계속공급받기 위하여 이 사건 담보제공을 한 것이고, 2019. 2. 13.까지 이 사건 각 채권양도 통지를 하지 않아 채무자 회사의 자금 유동성 확보에 문제가 발생하지도 않았으므로 이 사건 담보제공 행위의 부당성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회생절차상 부인의 대상이 되는 행위가 회생채권자 등에게 유해하다고 하더라도 행위 당시의 개별적·구체적 사정에 따라서는 당해 행위가 사회적으로 필요하고 상당하였다거나 불가피하였다고 인정되어 회생채권자 등이 회생회사 재산의 감소나 불공평을 감수하여야 한다고 볼 수 있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와 같은 예외적인 경우에는 채권자 평등, 채무자의 보호와 이해관계의 조정이라는 법의 지도이념이나 정의관념에 비추어 채무자회생법 제100조 제1항 소정의 부인권 행사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여기에서 그 행위의 상당성 여부는 행위 당시의 회생회사의 재산 및 영업 상태, 행위의 목적·의도와 동기 등 회생회사의 주관적 상태를 고려함은 물론, 변제행위에 있어서는 변제자금의 원천, 회생회사와 채권자와의 관계, 채권자가 회생회사와 통모하거나 회생회사에게 변제를 강요하는 등의 영향력을 행사하였는지 여부 등을 기준으로 하여 신의칙과 공평의 이념에 비추어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5. 13. 선고 2009다75291 판결, 대법원 201O. 10. 25. 선고 2017다287648, 287655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그와 같은 부당성의 요건을 흠결하였다는 사정에 대한 주장・증명책임은 상대방인 수익자에게 있다(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3다65049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11다56637, 5664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담보제공이 행위의 부당성이 없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이 사건 공급계약 및 이 사건 업무협약서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채무자 회사의 향후 영업활동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담보는 참가인 B가 제공한 부동산 우선수익권으로 보이고, 이 사건 담보제공의 주된 목적은 이미 발생한 이 사건 각 어음금 채무의 변제기 유예로 보인다. 물론 주채권자인 원고가 어음금 채무의 변제기를 유예해 주지 않을 경우 채무자 회사로서는 부도가 발생하는 등의 직접적인 위험에 직면할 수 있으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이 사건 담보를 제공하고 원고로부터 변제기를 유예받는 것이 채무자 회사의 이익에 부합하는 면이 있는 것은 쉽게 부정하기 어렵다.

② 그러나 채무자 회사가 원고에 담보로 제공한 이 사건 각 채권은 이 사건 각 채권양도계약 체결 기준으로 그 액수가 2,600억 원을 초과하였고, 2019. 4. 15. 기준으로 보더라도 잔액이 약 74억 원으로 채무자 회사의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할 뿐만 아니라, 채무자 회사의 자금 유동성 확보에 필수적인 자산으로 보이고, 이 사건 각 채권양도 통지 권한이 원고에게 부여되어 있어 원고로서는 바로 이 사건 각 채권양도 통지를 할 수 있었고, 실제 원고가 T가 보유한 채무자 회사 주식의 질권 설정 여부에 대한 이견이 생기자 바로 2019. 2. 13. 제3채무자 회사들에 채권 양도통지를 하여 채무자 회사는 자금 경색 등에 빠지게 되었다.

③ 한편, 채무자 회사가 원고에게 담보로 제공한 다른 재산인 특허권 및 상표권 또한 2019. 4. 25. 기준 평가액이 합계 5,666,000,000원에 달할 뿐만 아니라 채무자 회사의 영업에 필요한 중요 자산에 해당한다고 보인다. 그리고 위 각 채권, 특허권, 상표권의 가액 및 또 다른 담보인 이 사건 각 근저당권 목적 토지의 2019. 4. 25. 기준 가액 461,100,600원을 합한 이 사건 담보 가치는 원고의 채권액을 훨씬 상회하는 점 등을 아울러 고려하면, 이 사건 담보제공이 채무자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합리적인 범위 내의 수단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④ 채무자 회사는 201O. 11.경 운영자금 마련의 어려움을 피력하며 원고와 사이에 변제기 유예 등에 관한 협의 내지 합의를 하였고, 원고가 이 사건 담보를 제공받은 시점은 201O. 12. 3.에서 2019. 2. 12. 사이이다. 그런데 원고는 이와 같은 변제기 유예에 관한 협의 내지 합의 시점으로부터 얼마 지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담보가 제공되기도 한 날인 2019. 2. 12. 이 사건 각 어음 중 순번 4번 어음을 지급제시하여 채무자 회사를 부도에 이르게 하였고, 이로부터 두 달 가량 지난 시점에 채무자 회사에 대한 회생절차가 개시되기에 이르렀다. 이와 같은 사건 진행경과에 비추어 볼 때, 채무자 회사의 담보제공은 채무자 회사의 사업지속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한 상태에서 특정채권자인 원고의 우선변제권 확보에 그친 결과가 되어 다른 채권자들에 대한 관계에서 현저한 불공평을 초래하게 되었다.

⑤ 채무자 회사의 변제 자력 등이 부족해진 경우 법률이 예정하는 원칙적인 방법은 모든 이해관계인들의 형평 등을 보장할 수 있는 회생절차나 파산절차임에도 원고는 채무자 회사 및 관련 임직원으로 하여금 회생절차 신청을 하지 못하게 하면서 다른 이해관계인에 비해 원고에게 유리하게 이 사건 담보를 제공받았다.

3) 선의 주장에 관하여

원고는 채무자 회사의 자금 사정을 제대로 알지 못하여 이 사건 담보제공으로 회생채권자들을 해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고 주장한다.

채무자회생법이 정한 부인에 있어서 다른 채권자를 해함을 알았다 함은 행위의 결과로 모든 채권자의 공동담보인 책임재산이 감소하거나 다른 채권자의 만족을 저하시키게 됨으로써 다른 채권자 등에게 손해가 생기게 한다는 인식만 있으면 족하고 사해의 의도 내지 악의까지 있을 필요는 없는 것이고(대법원 2006. 6. 15. 선고 2004다46519 판결, 2011. 10. 13. 선고 2011다56637,56644 판결 등 참조), 채무자회생법 제100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하는 부인의 대상이 되는 행위라고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이익을 받은 자가 그 행위 당시 회생채권자 등을 해하는 사실을 알지 못한 경우에는 그 행위를 부인할 수 없으나, 그와 같은 수익자의 악의는 추정되므로, 수익자 자신이 그 선의에 대한 증명책임을 부담한다(대법원 2011. 5. 13. 선고 2009다75291 판결, 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4다24112 판결 등 참조).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원고가 이 사건 담보제공 당시 회생채권자들을 해한다는 것을 알지 못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원고의 악의 추정을 뒤집어 선의를 인정할 증거나 근거가 없다. 오히려 원고는 이 사건 담보제공을 받고도 이 사건 업무협약에 근거하여 T가 보유한 채무자 회사 주식 전부(지분 69.57%에 해당한다)에 대해서까지 질권 설정을 요구하는 등 추가 담보제공 이행을 주장하였고, 이 사건 업무협약서 초안에서부터 채무자 회사가 ‘기업회생절차 신청’을 하지 않을 것을 약정 내용에 포함하였으며, OOO로부터 자금 운영의 어려움을 듣고 이 사건 각 어음의 변제기 유예요청을 받고 이 사건 공급계약 및 업무협약까지 체결하기에 이른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로서는 이 사건 담보제공 당시 채무자 회사의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았음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봄이 정당하다.


라. 소결

이 사건 담보제공행위는 부인되어 그 효력을 잃었으므로, 원고의 채무자 회사에 대한 회생담보권은 존재하지 않는다.

 

4. 회생채권에 관한 판단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제1심 판결문 제1O면 제10행의 “자인하고 있다.” 다음에 아래 내용을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 판결 이유 중 제4항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피고가 원심인 제1심에서 이 사건 업무협약서 제3조를 위반하여 2019. 1. 31.까지 T 보유의 채무자 회사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지 못하여 기한의 이익이 상실되었다는 취지로 자인하였고, 원고만이 항소한 이 사건에서 기한의 이익 상실 여부, 그 시기 등을 달리 정해야 할 사정이나 근거가 없으므로, 관련 소송 결과와는 무관하게 제1심의 피고 자인에 따라 기한의 이익 상실 여부, 그 시기 등이 확정되어야 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 중 회생담보권의 확인을 구하는 부분은 이유 없어 이 사건 조사확정재판 주문 제1항 부분은 정당하여 이를 인가하고, 같은 재판 주문 제2항은 원고의 채무자 회사에 대한 회생채권은 1,876,660,645원으로 확정하는 것으로 변경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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